'헉' 등산 중 가슴 통증...어떻게 하지?

1등이라면 사족 못쓰다 보니 돌연사도 '1등' , 쥐어짜는 시스템 반성해야

박호(한의사) | 기사입력 2012/03/20 [01:41]
칼럼
'헉' 등산 중 가슴 통증...어떻게 하지?
1등이라면 사족 못쓰다 보니 돌연사도 '1등' , 쥐어짜는 시스템 반성해야
기사입력: 2012/03/20 [01:41] ⓒ 메디칼프레스
박호(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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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당황스런 문자가 왔다. 초등학교 동창 하나가 위독하고 서울로 옮기는 것을 논의 중이라는... 아주 성실한 친구였고, 초등학교 동문회도 혼자 맡아서 다하는 친구였다. 어릴 적 한 동네 살면서 같이 목욕탕도 다니던 기억이 있는 친구여서 무척 당황스러웠다.
 
전화를 걸어서 확인해보니, 전날 등산을 갔다가 변을 당했다는 것이다. 변고의 내용은 갑자기 쓰러졌는데 심장마비였다고 한다. 심폐소생술로 심장은 살아났지만 생명을 건지기 어렵다고 한다.
 
의아한 것은 그 친구의 카페에서 백두대간을 종주했다고 올린 글을 본적이 있어서다. 쉬는 날마다 등산을 다니고 몸관리를 열심히 하는 친구였다. 사회적으로도 정력적으로 일하는 것으로 보였다.

몇 달전 잘 아는 정치인 한명이 쓰러졌다. 지역 내에서 정치활동을 열심히 하는 아주 헌신적인 사람이었다. 40대 초반 정도인 그 정치인은 당에서 하는 등산대회를 갔다가 변을 당했다.
 
갑작스런 가슴통증으로 동료들에게 업혀 내려와서 응급실로 향했고, 다행히 응급처치로 살아났다. 이 정치인은 평소 몸 관리를 열심히 하지는 않았지만 건강상 특별한 문제를 갖고 있지는 않았다. 사회적으로는 정치인이다 보니 사람들 만날 일이 많았고 신경 쓸 일이 많았다.

위에서 말한 둘의 공통점은 첫째는 사회적 활동이 정력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나이대이고 그러한 상황에 있었다는 점이다. 사회적 활동은 물론 필요한 것이고 어느 정도 젊음을 유지시켜준다. 하지만 과도해지면 스트레스로 돌아온다. 40-50대 돌연사가 많은 것은 이 때문이다.
 
한국이 OECD 국가중 돌연사 1위라고 한다. 1등이라면 사족을 못쓰는 나라니 당연한 결과다. 과도한 노동을 숙명처럼 받아들여야만 직장에서 버티고 승진할 수 있는 나라, 그렇지 않으면 버틸 수 없는 나라다. 온갖 노동기본권이 무시되고, 1000만 노동자가 부당노동행위를 받고 있는 터라, 억울한 처사를 호소하면 구해주기 보다는 쪼다 병신으로 보고, 오히려 불이익을 주는 나라다.
 
 ‘한국 놈들은 말로 하면 안 된다’는 말을 목에 힘을 주면서 유식한 척 내뱉는 나라, 조금이라도 더 일하지 않으면 경쟁에서 이길 수 없는 나라다. 이런 나라에서 사는 모든 국민은 돌연사의 위험에 처해 있다. 스트레스 상황을 피하기 위한 개인적인 노력도 필요하겠지만, 사회 전체가 노력하지 않으면 해결할 수 없는 문제다.

또하나 생각해야할 점은 둘 다 등산을 하는 상황에서 변을 당했다는 사실이다. 모든 운동이 건강에 도움을 주는 것은 아니다. 너무 심한 운동은 심근을 키워서 심근비대증을 만들기도 한다.
 
 너무 운동을 안 하면 갑작스런 운동으로 심장이 충격을 이기지 못할 수도 있다. 매일 조금씩 운동을 하되 나이에 맞게 무리하지 않는 것이 좋다. 머리는 나이를 몰라도 몸은 잘 안다. 새벽 조기축구를 하다가 응급실에 실려 오는 사람들은 다 40대 이상이다.
 
절은 사람과 같은 충격으로 부딪쳐도 나이 많은 사람만 뼈가 부러진다. 심장마비로 오는 경우도 있다. 그러니 무리하지 않은 운동이 필요하다. 특히 밤이나 새벽 찬 공기 속에서 심한 운동은 조심해야 한다.

위의 두 사람 중 한사람은 죽음의 문앞에 있고, 한사람은 살았다. 삶과 죽음도 큰 차이지만, 살아도 완전 정상인으로 생활하니 너무 큰 차이다. 발생한 병의 상황에도 차이가 있겠지만, 얼마나 신속히 응급조치를 취하느냐가 중요하다. 동창생은 아마도 뇌가 손상되었을 것이다. 심장이 멈추면 뇌에 혈액공급을 못하게 된다. 뇌는 혈액이 들어오지 않으면 빠른 시간 내에 손상을 입는다. 그래서 시급한 조치가 필요하다.
 
드라마에서 자주 보는 심폐소생술이 그것이다. 인공호흡이라는 것은 많이 보았을 것이다. 방송 중 떡먹기 시합을 하다 기도가 막혀 숨진 연예인도 그 현장에 응급조치법을 아는 사람이 있었다면 살 수 있었을 것이다.
 
아주 간단하게 보이지만 되는 대로 막 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배우는 것이 어렵지는 않다. 누구나 몇 시간의 교육과 실습을 하면 다 할 수 있다. 이 문제는 정부가 추진해야한다. 보건의료당국은 심폐소생술을 포함한 응급조치법 교육을 광법위하게, 그리고 실천적으로 해나가야 한다. 지금처럼 설명서 한 장 만들어서 뿌리고 비디오 한편 보여줘서 될 일이 아니다. 응급구조사와 응급의학 전문가들을 동원하여 실제상황에서 할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한다.

젊은 사람들이 갑자기 죽어나가는 배경에는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지독한 병폐가 있다. 사람을 쥐어짜는 사회시스템을 반성해보지 않으면 안된다. 그리고 적절한 운동과 음급조치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와 교육이 맞물려진다면, 일단 돌연사 1등국의 불명예는 벗을 수 있을 것이다.


글쓴이 : 박 호 (동의한의원 원장, 안양 중앙시장 동의한의원 사거리, 031-465-77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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