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바닥 건강이 곧 삶의 질, ‘족저근막염’

충격. 체중과다. 운동 등이 원인, 발 디딜 때 아픈 게 특징

박호(한의사) | 기사입력 2011/07/24 [13:14]
칼럼
발바닥 건강이 곧 삶의 질, ‘족저근막염’
충격. 체중과다. 운동 등이 원인, 발 디딜 때 아픈 게 특징
기사입력: 2011/07/24 [13:14] ⓒ 메디칼프레스
박호(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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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바닥이 아프다고 찾아오는 환자들이 있다. 일반 근육통이나 발바닥의 피로 때문에 오는 경우도 있지만 발바닥에 염증이 생겨서 오는 경우도 있다. 염증 때문에 발바닥이 아픈 것이라고 하면 환자들 대부분이 깜짝 놀란다. 염증이라고 하면 피부에 고름이 생기고 그걸 짜내고 약 바르던 기억이 보통인지라 놀랄 수밖에 없을 것이다. 발바닥 안쪽으로 염증이 생겨서 아픈 경우가 있다.

정확히 말하면 발바닥 안쪽에 염증이 생겨서 아픈 것이다. 특징은 발을 디딜 때 아프다는 점이다. 잘 때나 가만히 있을 때는 통증이 없다. 즉, 아픈 부위가 어딘가에 닿아 눌리면 아프다. 그래서 그 부위를 손으로 누르면 자지러지게 아파한다.

발바닥에도 근육이 있는데, 이 근육에 막이 있다. 발바닥은 ‘족저’, 근육의 막은 ‘근막’, 그래서 이 병을 ‘족저근막염’이라고 부른다. 원인은 물론 많이 사용하거나 충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발바닥에 근육뿐이 아니라 지방층도 있는데 자동차로 말하면 바퀴의 타이어 같이 충격을 흡수해준다. 이 지방층이 줄어들면서 충격을 흡수하지 못해 염증이 생길 수도 있다.

충격으로 근막에 손상이 생긴 경우에 가장 잘 발생한다. 높은 곳에서 뛰어내려 발바닥에 심한 충격이 가해졌을 경우나 발바닥을 맞았을 경우다. 지금은 잘 볼 수 없지만 장가들고 신랑이 발바닥을 맞는 풍습이 있었다. 발바닥에 혈액순환이 잘되어서 건강에 좋다는 말도 있지만, 그들 중 여럿은 ‘족저근막염’ 에 걸렸을지도 모른다. 또 오랫동안 탁구를 친 여성이 이 병에 걸린 경우도 있다. 탁구를 치면서 발바닥에 충격이 왔을 것이다.

체중이 많이 나가는 사람도 잘 걸린다. 발바닥에 무거운 체중이 다 실려서 근육에 무리를 준 탓이다. 거꾸로 너무 말라도 이 병에 걸릴 수 있다. 지방층이 부족해서 충격을 흡수하지 못한 경우다. 폐경기의 여성들이 발바닥 지방층이 얇아져 오는 경우도 있다.

몇 년 전 젊고 건장한 청년이 한의원에 찾아왔다. 발바닥이 아파서 걷지를 못하겠다고 했다. 무슨 일을 하냐고 물어보니, 건설현장에서 철근을 어깨에 지고 옮기는 일을 한다고 했다. 현장 상황을 물어보니 걸어가는 길이 평탄치 않다고 했다. 파이프를 얹어 놓은 임시 길이거나, 철근이 흩어진 곳이었다.

그런 곳에서 ‘족저근막염’ 에 걸리면 무지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다. 일을 잠시 하지 말라고 했으나 오래 쉴 수 없다고 했다. 며칠 쉬고, 다시 일하곤 했는데, 병이 나아가다가 다시 재발하기를 여러 차례 반복했다. 내 마음을 아프게 한 환자였다. 발바닥의 통증을 느끼면서 철근을 지고 가는 모습이 떠오르면 가슴 한편이 약한 전기에 감전된 듯 ‘찡’ 했다.

족저근막염은 발바닥을 사용하지 않아야 빨리 낫는다. 그렇다고 일해서 먹고 살아야 하는데, 무작정 쉬라고만 할 수도 없다. 쉬는 것 보다는 못하겠지만 쿠션이 좋은 신발을 신고, 부드러운 깔창을 신발에 까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발가락을 몸 쪽으로 당겨서 발바닥을 펴주는 운동도 도움이 된다. 이런 방식으로 주의를 하면 좀 더 편하고 악화를 막을 수 있다.

글쓴이의 경우, 침과 봉침, 추나 테이핑 등으로 치료한다. 치료를 해보면 비교적 빨리 호전된다. 양방을 거쳐 온 환자의 말을 들어보면, 소염제를 먹고 주사를 맞는 것보다 치료 속도가 빠르다고 한다. 침으로 기혈을 소통시키면 혈액순환이 좋아져서 당연히 염증이 줄어들 것이다. 봉침도 염증제거 효과가 있어서 치료효과가 아주 좋다. 족저근막염을 구조적으로 없애주는 추나도 있고 테이핑도 있다.

이 정도 치료수단을 동원해서 치료하면 급한 통증은 가벼워진다. 그렇지만 완치까지 가기 위해선 많은 인내가 필요하다. 체중이 많이 나가면 체중을 줄여야 한다. 걷는 일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 좀 나았다고 신나게 돌아다니고서 다음날 울상으로 찾아오곤 한다. 재발을 막을 가장 좋은 방법은 치료기간을 길게 잡는 것이다.

‘족저근막염’, 별거 아닌 병으로 보인다. 사실이 그렇다. 지난번에 썼던 당뇨병은 생명에 관계되지만 족저근막염으로 죽었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하지만 당뇨병 환자는 걸어 다니면서 일을 하지만 ‘족저근막염’ 환자는 걷지 못한다. 당뇨병 환자는 탁구를 치지만 ‘족저근막염’ 환자는 탁구를 칠 수 없다. 삶의 질을 얼마나 떨어뜨리느냐에 있어서는 무시할 수 없는 병이다. 하지만 조심하면서 치료를 받으면 잘 낫는 병이니, 발바닥이 아프면 지체하지 말고 치료 받기를 권한다.


글쓴이 : 박호 (동의한의원 원장 031-465-7777, 안양 중앙시장 동의한의원 사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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